2월..하고도 중순이 훌쩍 지나갔다.
새해를 맞는 시점은
늘 여자들에게 평소의 할일과 치루어내야 할 일들 사이에 끼여
이벤트 같은 연말을 느긋하고 조용히 마무리 한다거나 해가 바뀌는 연초에
한 살을 더 먹어서 이제 내가 몇 살인가 하고 돌아 볼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진 않다.
문득 달력을 들추어 보고, 앞 이마에 갯수가 늘어 난 새치를 발견하고는
비로소 내가 지천명이라 불리는 그 나이구나 하고 깨닫는다.
지천명 (知天命)이 무엇인가?
공자는 나이 마흔을 미혹되지 않는 불혹이라 했고 나이 50 을 하늘의 뜻을 아는 지천명이라 했다.
60 에는 귀가 열리는 이순이라 했고
70 에는 마음이 내키는데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며 종심소욕불유구라고 불렀다.
공자가 구분한 인격의 발전 단계중에 중년 이후의 모습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 육체는 늙고 시들어 가지만
인간내면의 세계는 이렇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깊이를 더해간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서럽지만은 않은 것은 바로 이런 내면의 숙성이 육체의 몰락을 보상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천명이라는 이 시간의 의미가 별다른 무게로 와 닿지는 않는다.
사십대 초반에는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치열하게 내면의 나를 돌아보고 성찰해 보는 시간이 있었기에
어쩌면 부지런히 닥치게 될 지천명에 조금씩 준비가 되었던것 같기도 하다.
지천명, 하늘이 내린 명이란 무엇인가?
50이라는 나이에 내가 깨달아야 할 명이란 무엇인가?
50이란 나이는 무언가 깨닫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닐까?
50이 되기 전에 하늘의 명을 받들 수 있도록 준비가 되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라고 사람들에게 물을 때면
대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행복하다는 것은 대체로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하는 것이고
하고 싶은 일, 내가 하고싶은 일은 무엇이며, 나는 그것을 하고 있는가라고 또다시 반문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지천명이라 깨닫는다면
다시 새로운 일을 찾으려 하지 않고 지금에 더욱 몰두 할 수 있으면 된다.
지금을 사랑한다면 지천명을 어느정도나마 이해하는 것이고, 지천명을 살아내는 것이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지천명의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내가 해야 할일 ,내가 사랑하는 일,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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