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어느새 다 져버린 벗꽃

런앤힛 2015. 4. 21. 09:44

 

 

어제 곡우에 내린 비로

이제 주변에 벗꽃을 보기는 힘들듯하다.

 

 

그래도 올 해 눈맞춤 해 둔 벗꽃 한 송이

고이 간직해야.

 

 

벗꽃이 한창이던 4월의 기억들을 돌아보면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문구를 남발하며

누구가 누구를 짝사랑하다가, 어찌어찌 맘 고생하고 있다는 둥

이쪽이 저쪽을 좋아하는데 저쪽은 또 다른 쪽을 좋아하여

어긋난 사랑에 마음아파하던 기억이 있는데

 

요즈음의 대학생들에게

벗꽃의 꽃말을 물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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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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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한다니

그 짖궂은 절묘함이 귀엽기까지 하다.

기껏 나에게 누군가 벗꽃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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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쏟아지는 벗꽃을 우산으로 받쳐들었던

그 옛날 어떤 시간들을 말해주고 싶은데.

지금생각해보면

아마도 일부러 그런 정취를 연출해보았던건 아닐까 한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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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간다고

일부러 감성에 덮개를 덮진 말아야겠다.

오늘은 또

2015년의 벗꽃을 추억하고 기억하며

한 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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