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곡우에 내린 비로
이제 주변에 벗꽃을 보기는 힘들듯하다.
그래도 올 해 눈맞춤 해 둔 벗꽃 한 송이
고이 간직해야.
벗꽃이 한창이던 4월의 기억들을 돌아보면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문구를 남발하며
누구가 누구를 짝사랑하다가, 어찌어찌 맘 고생하고 있다는 둥
이쪽이 저쪽을 좋아하는데 저쪽은 또 다른 쪽을 좋아하여
어긋난 사랑에 마음아파하던 기억이 있는데
요즈음의 대학생들에게
벗꽃의 꽃말을 물어보면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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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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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한다니
그 짖궂은 절묘함이 귀엽기까지 하다.
기껏 나에게 누군가 벗꽃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본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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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쏟아지는 벗꽃을 우산으로 받쳐들었던
그 옛날 어떤 시간들을 말해주고 싶은데.
지금생각해보면
아마도 일부러 그런 정취를 연출해보았던건 아닐까 한다만
.
.
나이들어간다고
일부러 감성에 덮개를 덮진 말아야겠다.
오늘은 또
2015년의 벗꽃을 추억하고 기억하며
한 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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