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런앤힛 2013. 4. 6. 22:4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는 말은 최초의 불교의 경전인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의미는 부처님이 열반하시기 전 최후의 유훈인

“제행이 무상하니,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불교는 "모든 것은 변한다. 게으름 없이 정진하라" 라는 부처님 최후의 유훈처럼 정진의
의미를 강조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으름 없이 열심이 묵묵히 부단히 홀로 정진하라는 말이지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경 '숫타니파타' 중에서>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려 놓는다.
욕망의 대상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기고
온갖 번노를 제거하여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며,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에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아주 어릴 적 읽었던 공지영의 책 제목이

지천명을 맞은 요즈음에도 문득 문득 가슴속을 헤집는다.

가족이라는 굴레 안에서

그것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오랜 시간 힘들게 걸어왔음에도

이제 비로소 그 틀을 조금 벗어나 다른 길을 걸어가보려는 나에게

세상이 아닌 내 자신이

착한 여자, 능력있는 여자, 똑똑한 여자 등

여러가지 이율배반적인 가치들을 다양하게 요구하는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이율배반적인 이러한 가치들은

그러 할수 없는 나에게 혼란과 고통을 안겨주고있다.

말 할 수 없는 조급함, 자신에 대한 엄격한 잣대, 관계 속의 강박감과 긴장감들을 동반하게 하며

..........

젊지도 않은 나이에, 육체의 한계를 절감하며

요즈음 조금씩 지쳐 갔다.

그러다 문득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집착이고 욕심이며 갈망이고 번뇌인 것을 깨닫는다.

어차피 원한다고 다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언제부턴가

공부한다는 행위가 일상다반사에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즐거움이었고 , 삶의 활력소였던것이

이제는

그 공부가 조급함이 되었고 갈망이 되었으며 절대적인 것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리 큰 것을 이루지도 못하면서

나이들어 가는 내 삶의 꿈이고 위안이라고 착각하며.

 

삶에 있어 나의 꿈이란

어쩌면 빛나고 크며 화려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일상이었는데도 말이다.

내가 아무리 많이 공부한다고, 깊이 있게 한다고 해서

그것이 건강한 나의 일상에 비할 바가 아닌데도 말이다.

 

조금은

편하게 자유롭게

그러한 것들에서 놓여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두려움 없이 갈망없이 조급함 없이

내 곁에서 소박하게 웃어 주는 가족들의 안락함을 위로로 삼으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자유롭게 가야 할 것을

 

그저 게으름 없이 묵묵히 홀로 가야 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