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사병
속이 메스껍다가 몇분 안에 쓰러진다. 뇌의 체온조절중추의 기능장애로 고열을 동반한다. 이때에는 우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겉옷을 모두 벗긴 후 젖은 천으로 환자를 덮고 젖은 천에 계속 물을 뿌려 환자의 체온을 저하시켜 38℃까지 떨어지면 젖은 천을 마른 천으로 바꾸어 덮어주고 체온이 다시 오르면 체온을 떨어뜨리는 처치를 반복해 실시한다. 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호흡, 맥박을 체크하고 속히 병원으로 이송한다.
■ 열사병(고온증, 일사병)열사병과 고온증은 동의어로서 사용되고 있으며 또한 일사병도 비슷한 질병이다. 일사병은 본래 아주 더운 날씨에 햇빛의 직사광선을 머리에 받아 나타나는 뇌질환으로 원칙적으로 체온상승을 수반하지 않으며, 열사병은 일광의 조사를 받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체온의 과상승이 있으며 그것은 주로 과열, 과로 및 체온의 발산이 저해될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러나 일사병과 비슷한 것이 열사병증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 두 질병의 구분은 곤란한 경우가 많다.
생맥산의 유래
생맥산은 중국 금나라 때 이고(李皐)라는 의사가 저술한 내외상변혹론(內外傷辨惑論)이란 책에 가장 먼저 등장한다. 이고는 자호(自號)를 도인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동원노인(東垣老人)이라 하였는데, 워낙 뛰어난 의술을 지녔던 덕택에 그에게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이 감히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모두 이동원(李東垣)이라 칭하였다고 전해진다. 아무튼 이고, 아니 이동원은 유완소(劉完素), 장종정(張從正), 주진형(朱震亨)과 함께 소위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로 일컬어질 정도로 의술이 출중했는데, 그는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서 인체 내의 원기(元氣), 특히 소화기계로 비유될 수 있는 비위(脾胃)의 기운을 보강하는 방법을 중요시하였다.
그가 살았던 시대에는 전란(戰亂)이 끊이지 않아 사람들은 항상 굶주림에 시달리고 정신적으로도 평안치 못해 질병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전처럼 병사(病邪)를 공격하는 방법으로는 아무리 치료를 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이동원은 비위가 손상되면 모든 병이 발생한다는 내상학설(內傷學說)을 주창하면서 원기의 보강에 힘쓰게 되었다. 이 때문에 후세에 그를 대표로 하는 학파를 보비파(補脾派)라 불렀는데, 원나라 때의 명의 나천익(羅天益)과 왕호고(王好古) 역시 보비파에 속하여 보원기(補元氣)를 중요시하였다.
허약해진 우리 몸의 원기 보강 생맥산
생맥산에 대한 소개를 하다보니 생맥산이란 처방을 창안한 이동원에 대한 설명이 많아져 이야기가 옆으로 샌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생맥산의 효능을 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허약해진 우리 몸의 원기를 보강하는 ‘보원기’이기 때문이다. 뜨거운 여름철의 후끈한 열기로 인체의 원기가 손상 받음으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 가령 땀을 많이 흘리고 입이 마르며 온 몸이 노곤하고 맥이 약한 경우 등을 원기를 보충하고 강화해줌으로써 해결한다는 것이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적절히 배합
이제 생맥산에 대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자. 생맥산은 오행설(五行說)의 이론에 따라 소위 ‘화극금(火剋金)’하는 것을 치료하고자 만들어진 처방이다. ‘하월염서(夏月炎暑)’라는 말처럼 여름철은 뜨거운 열기인 화(火)가 성행하는 계절인데, 이럴 때엔 인체 내의 장부 중 금(金)에 해당하는 폐(肺)가 마치 불에 의해 쇠붙이가 녹아내리듯 가장 손상받기 쉽다는 생각에 착안한 것이다.
폐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인삼(人蔘), 폐열을 식히면서 진액을 보충해주는 맥문동(麥門冬), 축 쳐져 늘어진 폐를 추스려주는 오미자(五味子)를 적절히 배합함으로써 여름철의 열사(熱邪)에 손상되어 나타날 수 있는 폐의 허약함, 원기의 부족을 치료하고자 한 것이다. 후세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운을 돋구어주는 황기(黃?)와 감초(甘草), 열기(熱氣)를 해소시키는 황백(黃栢), 여름철 배탈설사의 치료에 뛰어난 향유(香?)와 백편두(白扁豆)를 추가하여 무더위 극복의 효능을 더욱 높이고자 하였다.
여름철의 뜨거운 열기인 “화” 치료
‘원기가 떨어졌다, 기운이 없다’는 말이 ‘맥 빠진다, 맥 풀린다’, 더 나아가 시쳇말로 ‘맥아리가 없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신다면 동원노인께서 갈파한 “맥이란 곧 원기다(脈者 元氣也)”란 이론을 이미 체득한거나 다름없다. 아울러 폐를 보하여 맥을 회복시키는, 소위 보폐복맥(補肺復脈)하는 효능이 있는 까닭에 처방 또한 근사하게 생맥산이라 이름붙일 수 있음도 이해하실 것이다. 아무튼 생맥산은 무더운 여름철의 열기가 폐의 원기를 손상시키는 까닭에 나타나는 전신권태, 무기력, 지나친 땀, 기침과 갈증 등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익기해서(益氣解暑)’, 즉 기운을 북돋우면서 여름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는 멋진 처방이다.
생맥산 용량-동의보감
용량) 맥문동 8g 인삼, 오미자 4g (황기, 감초 4g 황백 0.8g)
맥문동, 인삼은 물을 붓고 달이고, 오미자는 탕액 달인물을 식혀서 그 액에 서너시간 담구어서 우려내어 마신다.
꿀이나 설탕을 조금 가미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