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결의 " illusion"
날이 날이니 만큼
연말에는 어느 새 지나가고 며칠 남지 않은 날들이 아쉬워서 인지 추억에 남을 일 하나 만들고 싶은 마음에
모두들 이벤트를 꿈꾸고 , 크고 작은 모임으로 마무리하기에 바쁜 것 같다.
크리스마스라고 작은 선물 하나씩 사고 미니 케익도 하나 샀다.
초를 켜고...하나 둘 셋에 맞춰 불도 끄고
묵혀둔 와 인 한 병 따서 오붓한 성탄절 밤을 보냈다.
아들 녀석은 오미자 주스로 색을 맞추고
어른들은 이름 모를 와인 한 잔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 본다.
어렵사리 구한 이은 결의 마술쇼.
절대 사진 촬영은 안된다고 해서 한 컷도 찍지 못했다.
이은결은 ..자칭 군필 마술사라고 본인을 소개했는데
훤칠하고 쭉 빠진 몸매에 심플한 검정색, 흰색 옷이 유난히 잘 어울렸다.
어린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첫 시작 장면으로 등장 시키더니
1, 2부로 나누어 공연한 그의 마술쇼는 각 부분 마다 하나씩 주제를 전하려 했다.
과학과 역학을 이용하며 화려한 여자 파트너와의 매직이 있는가 하면
7080을 위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 신파적 마술
그리고 새를 이용한 순수한 마술,
동화에 나올 법한 아기자기하고 동심을 자극하는 마술,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잠자고 있는 감성을 깨우는 마술.
손과 그림자를 이용한 즐거운 마술
그리고 또다시 어린아이를 등장시키고 눈 사람으로 마무리하여
마술이란 거짓말임에 틀림없지만, 그 거짓말로 우리가 행복해 질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의미가 있고 앞으로도 영원히 마술사가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란 메세지로
화려하게 눈을 뿌리며 막을 내렸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제적이고 환상적인 장면과 사운드에 익숙해 진 요즈음의 사람들에게
마술쇼란 그다지 환타스틱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손 과 발 그리고 몸과 마음으로써 직접 우리에게 잠든 환상과 순수한 상상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마술이라면 그건 그 어떤 대단한 그래픽 장면보다 더 감동적이고 근원적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눈에 보이는 마술 하나하나와 도구, 동작, 호흡, 스태프...그러나 그들 뒤엔 엄청난 노력과 호기심이
뒷받침 되었을 것이며
마술이란 호기심과 그것을 이루어 보려는 집념과 열정에 의해 화려한 창조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컴퓨터와 창조적 노력을 퇴화시키는 오늘 날의 문명의 이기들 속에서
편안함에 물들어 안락함만을 추구하고 감성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너무나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면
꼭 마술의 환상에 한번 빠질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화려한 마술쇼 뒤에 남는 여운을...
화려한 색감과 미각으로 유혹 하는 음식으로 마무리했다.